VOID(Value On Identity Design) 건축사사무소는 현대적인 디자인을 기반으로 건축 및 인테리어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건축사사무소다. 비워진 도시 공간에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고 공간의 가치 창출을 고민하며 비움(Void)과 채움(Solid)같은 건축 언어로 공간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번에 보이드 건축사사무소는 그린컴퓨터 아카데미 울산점을 A to Z까지 새로 리뉴얼 이전하며,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과 직원들을 위한 편안하고 섬세한 공간으로 완성했다.

 

오세원 기자

 

 

 

 

 

 

 

그린컴퓨터 아카데미 울산점은 학생들을 교육 양성하는 직업전문학원으로 2016년 10월에 오픈한 후 올해 새로 건물을 이전했다. 학생들은 주로 2-30대로, 단기적인 교육보다는 장기적인 수업을 수강하며 이곳에서 오랜 시간 머물게 된다. 이에 클라이언트는 학원을 이전하면서 국비지원학원은 열악하다는 편견을 깨고, 학생들이 학교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라이브러리를 활용한 인테리어를 원했다.

 

 

 

 

 

 

 

 

학원 입구로 들어와 처음으로 마주하는 곳은 인포 데스크다. 블랙 색상의 철제와 스톤이 적절하게 이루어진 데스크, 콘크리트 벽과 바닥은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을 자아낸다. 여기에 우드 소재의 넓은 계단식 좌석은 공간에 빈티지한 느낌을 더했다. 왼편으로 시선을 돌리면 천장까지 빈티지 고서들로 가득 찬 라이브러리 라운지 공간이 펼쳐진다. 학원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무인 커피머신까지 배치해 카페의 기능을 더했다.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충분히 공간을 밝히지만, 층고가 높기에 공간의 조도를 낮춰 안정적이고 차분함이 느껴진다.

 

 

 

 

 

 

 

 

 

 

 

인포데스크 옆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오르면 취업지원실과 원장실, 그리고 실습이 이루어지는 강의실과 휴게공간이 자리한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클라이언트는 오브제도 직접 선택했고 스튜디오는 이를 인테리어에 반영했다. 모든 공간은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금속으로 이루어진 조명, 책장 등 다른 종류의 철제들이 곳곳에 균형을 이루고 있다. 빛은 푸른색 유리창을 투과하며 단조로운 공간에 신비로움을 가져다주기도 하며, 휴게실에서는 공간에 활력을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2층의 강의실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실습 수업이나 이론수업을 진행하는 강의실이다. 개별 좌석이 필요한 공간이기 때문에 수작업으로 가구를 맞춰 1인 책상으로 제작했다. 강의실은 모든 공간이 노출 콘크리트로 구성되어 원시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을 자아낸다. 2층 휴게 공간은 자유로운 공간임을 설명하듯 컬러풀한 가구들이 매치되어 학생들에게 심리적으로도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공간이다. 휴게 공간은 다양한 컨셉의 가구들로 구성했지만, 한 공간 안에서 이질감없이 서로 어우러진다.

 

 

 

 

 

 

3층과 4층은 강의실로만 구성했다. 다른 층들에 비해 층고가 낮은 3층은 벽과 천장을 흰색 페인트로 마감해 답답하지 않도록 했다. 복도는 채도 낮은 빈티지 블루 컬러와 회색 강의실 문, 황동색 조명 장식으로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자아낸다. 강의실은 외부의 천장과 이어지면서 블랙 앤 화이트의 깔끔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구성하며 학원 전체의 톤 앤 매너를 유지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학생들과 직원들이 머무는 공간에서 그들 각자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섬세한 부분까지 고민한 클라이언트와 보이드 건축사사무소의 합이 만들어낸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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